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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정남] 3대 세습이 안 부럽다! 게임 속 독재자 TOP5
  •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입력 2015-09-03 10:32:40
  •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얼마 전, 북한이 서부전선 우리 부대에 포격을 가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됐죠. 지난 연평도 포격 이후 5년 만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북한은 이처럼 군사 행동을 통해 무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내부에서는 살벌한 공포정치로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죠.

    인류 역사상 수많은 독재자들이 강압적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탄압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자유를 갈망하는 수많은 이들의 희생 덕분에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독재자는 그리 많지 않죠. 억압과 투쟁으로 얼룩진 독재의 역사는 후대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오늘날 게임, 영화, 소설 등 창작물에 독재자가 등장하는 이유 역시 극적인 시나리오를 쓰기에 무엇보다 좋은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독재자는 여느 악의 조직 수령들보다 훨씬 위험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대부분 주인공이 넘어서야 할 최종 목표이거나 모든 것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흑막으로 활약하죠. 그렇다며 과연 게이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게임 속 독재자는 누가 있을까요?

    5위. 대마왕 쿠파(마리오), 독재자의 탈을 쓴 깨어있는 리더


    ▲ 버섯왕국을 위협(?)하는 독재자 '대마왕 쿠파' (사진출처: 닌탠도)

    5위는 ‘마리오’ 시리즈 속 보쌈의 달인 대마왕 ‘쿠파’가 차지했습니다. 근 30년간 ‘피치’ 공주를 납치하고 또 납치하는 근성 있는 악당이죠. 워낙 납치가 반복되다 보니 이젠 버섯왕국 국민들도 공주가 잡혀가도 그러려니 한답니다. 슬하에 ‘쿠파 주니어’를 둔 유부남답게 공주에게 별다른 위해를 가하지도 않아요. 이쯤 되면 납치 자체가 침략이 아닌 취미는 아닌지 의심될 지경입니다.

    대마왕이란 칭호답게 ‘쿠파’는 닌텐도 최고의 악역이자 독재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찬찬히 살펴보면 이게 좀 이상해요. 일단 그는 “이 몸도 버섯왕국의 국민이다!”라며 스스로 국민의 일원임을 인증한 바 있습니다. ‘쿠파 성’ 외에 별다른 영토가 있다는 언급도 없고, 사람들을 강제로 억압하거나 통치하는 모습도 전혀 안보여요. 어, 이거 정말 독재자 맞나요?

    심지어 그는 ‘쿠파 군단’의 존경과 충성을 한 몸에 받는 깨어있는 리더입니다. 군단원들은 전부 자원입대이며, 탈퇴하려는 ‘굼바’에게 "앞으로는 너의 인생을 살아라. 성공하길 빈다."라며 덕담을 건네죠. 심지어 배신자에게 청소 한번 시키는 것으로 넘어갈 만큼 관대하기까지 합니다. 마리오의 숙적답게 뭇 졸렬한 악당들과는 그릇이 다르군요.


    ▲ '쿠파 군단'은 인격적 대우는 물론 복리후생까지 철저하다 (사진출처: 닌탠도)

    4위. 엘 프레지던트(트로피코), 독재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교훈


    ▲ 독재의 험난함을 몸소 보여주는 '엘 프레지던트' (사진출처: 칼립소미디어)

    4위는 본격 독재 시뮬레이션게임 ‘트로피코’의 ‘엘 프레지던트(El Presidente, 대통령 각하)’입니다. 이번 순위에서 유일하게 악역이 아닌 독재자죠. 되려 ‘트로피코’에서는 플레이어가 독재에 발벗고 나섭니다. 별로 자유롭지 않고 딱히 민주적이지도 아닐뿐더러, 인민을 위한 공화국도 아닌 ‘트로피코 자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종신 대통령이 되어보세요.

    ‘트로피코’는 기본적으로 ‘심시티’와 같은 도시경영을 주로 합니다. 다만 국민 혈세를 빼돌려 개인 계좌에 착복하거나, 무고한 자를 구금하고 선거를 조작하는 등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상상조차 못할 일들이 가능하죠. 그렇다고 너무 제멋대로 굴었다간 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해 그야말로 ‘죽창’을 맞을 수 있으니 뭐든 적당히 해먹어야(…) 하겠습니다.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강대국과의 능수능란한 외교도 매우 중요합니다. 게임 내 두 강대국 미국, 소련과 어떠한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원조를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포격이 날아들 수도 있죠. 이처럼 ‘트로피코’를 하다 보면 독재자도 쉬운 일이 아니란 걸 느낄 수 있답니다. 청렴결백한 대통령이 되어 공정한 통치를 하는 편이 클리어하기가 더 쉽다니 말 다했죠.


    ▲ 죽창을 피하려면 정치를 대국적으로 해야한다 (사진출처: 칼립소미디어)

    3위. 페이건 민(파 크라이 4), 차가운 독재자지만 내 여자에겐 따듯하다


    ▲ 알고보면 따뜻한 남자 '페이건 민'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유비소프트 오픈월드슈터 ‘파 크라이 4’ 속 ‘페이건 민’이 3위에 올랐습니다. ‘페이건 민’은 히말라야 산맥 인근에 위치한 가상왕국 ‘키라트’의 독재자입니다. 본래 외지 출신으로 정통 왕족들을 모조리 숙청하고 왕위를 찬탈한 것은 물론 자신을 따르지 않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했죠.

    젊은 시절 ‘페이건 민’은 홍콩에서 악명을 떨친 마피아였습니다. 그러다 지나친 악행으로 현상수배되자 내전이 한창이던 ‘키라트’로 망명했죠. 여기서 그는 왕당파에 가담해 공화파를 와해시킨 뒤, 왕족과 측근들을 배신해 몰살시키고 ‘키라트’의 유일무이한 왕이 되기에 이릅니다. 이후 온갖 정치적 선전을 펼치고 반군들을 철저히 진압하며 독재자의 길을 걷죠.

    언뜻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는 ‘페이건 민’에게도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반군의 첩자였다가 자신과 사랑에 빠진 아내, 그리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딸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러나 그의 딸은 안타깝게도 반군의 지도자에게 죽임을 당하죠. 이러한 사연 때문에 ‘페이건 민’을 연민하는 플레이어들도 적지 않답니다.


    ▲ 유골함의 비밀을 알고나면 그에게 연민을 느끼기 마련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2위. 앤드루 라이언(바이오쇼크), 믿었던 이상에 의해 일그러진 사상가


    ▲ 신도 왕도 없는 오롯한 자유의지를 추구했던 '앤드루 라이언' (사진출처: 2K게임즈)

    2위는 걸작 FPS ‘바이오쇼크’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 ‘앤드루 라이언’입니다. 뛰어난 능력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녔지만, 자신이 옳다고 믿었던 이상에 의해 무너진 일그러진 지도자에요. 그는 자유의지 주의에 입각해 기존 국가와 사회질서를 넘어선 심해도시 ‘랩처’를 만들지만, 끝내는 독재자로 타락하게 됩니다.

    러시아 태생인 ‘앤드루 라이언’은 어릴 적 공산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갑니다. 이후 미국에서 사업을 일궈 억만금을 벌어들이지만, 수정자본주의의 영향으로 세금 문제에 시달리게 되죠. 여기에 두 차례 세계대전까지 겪고 나자 국가와 사회질서란 미명 하에 개개인을 얽매는 모든 체제에 환멸을 느끼게 됩니다.

    이에 ‘앤드루 라이언’은 동조자들과 함께 심해에 자유의지주의 낙원 ‘랩처’를 건설합니다. 어떠한 외부 압력 없이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건전한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이상이었죠. 그러나 실상 자유의지 주의는 건전한 사회가 아닌 도덕적 해이와 방만함만을 가져왔습니다. 이상과 달리 점차 붕괴되는 사회를 보며 ‘앤드루 라이언’은 결국 철저히 개개인의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독재자로 타락하고 말죠.


    ▲ 심해도시 '랩처'는 '앤드루'의 이상과 함께 몰락하고 만다 (사진출처: 2K게임즈)

    1위. 아크튜러스 멩스크(스타크래프트), 코랄의 혁명가가 타락한 황제가 되기까지


    ▲ 타락한 혁명가의 전형 '아크튜러스 멩스크' (사진출처: 블리자드)

    대망의 1위는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의 오랜 악역 ‘아크튜러스 멩스크’입니다. 그는 한때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영웅이었지만, 사적인 복수심으로 대의를 저버렸죠. 훗날 스스로 테란의 황제로 즉위해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멩스크’ 모습은 타락한 혁명가 그 자체입니다.

    ‘테란 연합’ 상류층 가문에서 태어난 ‘아크튜러스 멩스크’은 본디 전도유망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앵거스 멩스크’가 상원의원으로 있던 식민행성 ‘코랄’이 독립전쟁을 벌이면서 그의 인생도 크게 틀어지죠. 반란의 주모자로 지목된 그의 가족은 ‘테란 연합’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하고, 겨우 목숨을 건진 ‘멩스크’는 무장단체 ‘코랄의 후예’를 결성해 복수를 꿈꿉니다.

    ‘테란 연합’의 횡포에 치를 떨던 의로운 이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코랄의 후예’는 점차 세력을 불려나갑니다. 그러나 사적인 복수심으로 움직이는 ‘멩스크’에게 대의란 그저 허상에 불과했죠. 그는 연합 심장부 ‘타소니스’를 공략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외계괴수 ‘저그’를 불러들여 행성 전체를 쓸어버립니다. 그리고 과거 자신의 가족을 암살했던 ‘캐리건’을 이곳에 내버리며 비로소 복수를 완수하죠. 바야흐로 ‘코랄의 후예’들을 이끄는 혁명가가 ‘테란 자치령’의 독재자로 거듭나는 순간입니다.


    ▲ '멩스크'가 불러들인 '저그'로 인해 약 20억 명이 죽었다 (사진출처: 블리자드)